[인천일보기고] 실효적인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원한다 > 교총뉴스

본문 바로가기


 

[인천일보기고] 실효적인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원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인천교총 작성일21-10-08 09:36 조회432회 댓글0건

본문

[기고] 실효적인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원한다 - 인천일보 (incheonilbo.com) 


지난 5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1학년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학교 현장의 우려를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이 감소한 것이 예방 활동을 벌인 결과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큰 착각이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했을 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이 3만6000여 명에 달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반성도 없이 숫자에만 매몰되어 지금까지 잘해왔다는 식의 교육 당국의 자평은 실망스럽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이버폭력이다. 사이버폭력은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늘어났는데, 아이들은 사이버폭력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 신종 사이버폭력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대면 상황에서 비롯되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여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회성 결여가 결국 학교폭력과 따돌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심과 연구,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학교폭력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평생의 멍에가 되는 점을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스포츠 스타가 학교폭력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들을 보면 학교폭력은 피해자는 물론이고 가해자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 발생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최근 학교폭력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고, 중대 범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인천에서 발생했던 학생 투신사건 역시 학교폭력이 원인이었다. 충격을 준 사건인데도 교육 당국의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은 미진했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대처하기 어려워 법률 개정을 통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교육청으로 이관하였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고충은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가 조사와 조치를 취하고, 교육지원청에 서류를 보내기 위해 더 많은 수고가 따르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징계 결정은 고스란히 학교로 돌아온다. 학생 관련 사안이면 밖에서 일반인과 일어난 일도 학교에서 처리하게 되어있는 학교폭력 관련 법률은 근본부터 손을 볼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역시 폭력 사안이라면 형사소송법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 학교는 다만 예방하고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보듬는 역할만 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6월 이탄희 의원 발의로 개정된 학교폭력법은 탁상 입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가해학생의 즉시 분리'는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다. 학교폭력의 성격상 사안이 발생했을 때 가해와 피해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으며, 학교의 물리적 한계, 인적 자원의 한계 등도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다.

한국교총에서 꾸려진 학교폭력특위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 당국의 안이한 태도와 뜬구름 잡는 대응 방식에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없어짐에 안타까움이 크다. 학교폭력은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실재(實在)의 문제이며, 그 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는 지옥 속에 살고 있다. 교육 당국이 명쾌한 답을 줄 수 없다면 현장 전문가로 이루어진 학교폭력특위에서라도 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렇게까지 절박한 학교 현실을 더 이상 교육당국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대형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경인교육대 교수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교총안내 공지사항 개인정보취급방침

인천광역시 교원단체총연합회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경인로 119(숭의동 60-24)다복빌딩 7층 우편번호 22105

TEL : 032-876-0253 ~ 4 | FAX : 032-876-0686

Copyright © 인천광역시 교원단체총연합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