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월의 교정에서, 교육의 본질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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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천교총 작성일25-05-16 15:54 조회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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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도 제약받는 정당한 활동
무거운 고민을 떨칠 수 없게 해
돌아봐야 할 것은 기본적인 원칙
교실 질서·교권이 제자리 찾는 것
무너진 신뢰 회복의 명쾌한 첫걸음
오월, 창밖으로 싱그러운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입니다. 생명이 약동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는 어김없이 스승의 날을 맞이합니다. 거리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카네이션이 피어나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교단을 지켜온 수많은 선생님들의 노고를 떠올리게 됩니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와 사명감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올해 오월은, 교정을 바라보는 마음에 마냥 따스함만 감돌지는 않습니다. ‘스승’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하는 안타깝고 참담한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며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지하던 교사가 오히려 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뉴스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교실에서조차 선생님의 정당한 교육 활동이 제약받고 있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과연 우리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무거운 고민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요즘 학생들의 스마트폰 과몰입, 과의존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지하려 하면 학생 인권, 교칙, 각종 조례와 고시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그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처럼 교육 현장은 녹록지 않습니다. 또한 이는 선생님들만의 몫은 아닐 것입니다. 요즘 학부모님들의 어깨도 무겁습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과 SNS 사용, 학교 안팎의 안전 문제, 그리고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까지.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들로 걱정이 깊어갈수록 자녀가 학교에서만큼은 제대로 된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님의 공통된 소망일 것입니다.
어쩌면 해답은 먼 곳에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 앞에서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은 바로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일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교실의 질서’와 ‘선생님의 역할’이 제자리를 찾는 일입니다. 선생님이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으며 소신껏 지도하고 학생이 스승을 존경하며 배움의 본분에 충실할 때, 학교는 배움과 성장의 공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을 함께 보장하는 일이야말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학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만드는 가장 명쾌한 첫걸음일 것이며, 우리 교육 현장은 비로소 다시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수거하는 행위가 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거의 10년만의 변화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교육 현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문제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에서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집중도 높은 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이미 2018년부터 학교 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으며, 영국 정부도 2024년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지침을 발표하여 교장들의 권한을 강화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다수 주에서도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교육 현장에서의 갈등을 해소하고 교권과 학습권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교육계의 공통된 고민과 달라진 해법을 보여줍니다.
선생님의 정당한 지도가 보장될 때, 우리 아이들은 더 안정된 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당연한 명제들을 이제는 명쾌하게 실행할 수 있는 교육, 이것이 바로 많은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바라는 교육 환경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록이 푸르른 이 계절,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금 깊이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자긍심과 사랑으로 신명 나게 가르치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출처 : 경인일보 '[기고] 오월의 교정에서, 교육의 본질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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