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불법카메라 교육청이 전문기관 통해 점검해야

관할 학교들이 순번 정해 장비 대여, 점검 하는 현 시스템은

교원에 책임‧업무 전가, 사실상 ‘예고 점검’으로 실효성 없어

교묘해지는 수법 적발 전문성 한계, 점검결과 신뢰성 담보 어려워

10개 시도에 ‘화장실 조례’…인천만 교육감에 점검 책무성 명시

3곳은 교장에게 점검 책임, 나머지는 관련 조항 자체도 없어

화장실, 탈의실 포함 통일된 전문기관 점검체계 구축해야

1. 최근 경남 일부 학교 화장실에서 불법카메라가 발견돼 학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그 설치자가 교사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학교 화장실 불법카메라 전수 점검에 나선 상태다. 현재 각급 학교 대부분은 순번을 정해 교육청으로부터 검사장비를 대여한 후, 자체 점검을 추진할 예정이다.

2.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학교 몰카 성범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불시, 주기적 점검을 통해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시에, 전문적 검사를 실시하려면 학교와 교사에 맡길 게 아니라 반드시 교육청이 전문기관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 현재 학교 화장실 불법카메라 점검은 교육청이 확보하고 있는 장비 부족으로 대부분 관할 학교들이 기기대여와 점검일정에 순번을 정해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교총은 “교원은 몰카탐지전문가가 아니며, 학교와 교원에게 그 책임을 떠넘겨서도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학교에 맡기다보니 결과적으로 ‘예고 점검’이 되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설사 교육청이 학교마다 기기를 보급하더라도 학교 자체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예고 점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4. 이어 “더욱이 날로 치밀해지고 교묘해지는 설치 수법을 감안할 때, 학교 자체 점검은 전문성에 문제가 있고, 따라서 그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담보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교원에게 업무와 책임 부담을 가중시키고, 점검 업무를 누가 맡을 것이냐를 놓고 학교 구성원 간 갈등만 초래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5. 교총은 “현재 일부 시도에는 학교 화장실 관리조례가 제정된 상태지만 화장실 불법 카메라 점검 등 안전 관리에 대한 내용 없이 화장실 위생 관리와 정기 소독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학교 화장실은 물론 탈의실 등을 불법 카메라 점검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교육청이 전문기관을 통해 불시, 지속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6. 이와 관련해 교총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별 관련 조례를 파악한 결과, 인천만 유일하게 ‘인천광역시교육청 화장실 불법촬영 예방 조례’가 제정돼 있고, 교육감의 점검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교육청 화장실 조례’는 서울, 부산, 울산, 세종, 경기, 충남, 전북, 전남, 제주 등 9곳에만 있으며, 그중 조례 내용에 불법 촬영 예방 조항이 있는 시도는 경기, 전북, 전남뿐인 데다 그 책무를 학교장에게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7. 교총은 “학교는 학생도, 교직원도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며 “몰카 범죄를 뒤늦게 발견하고 강력 처벌하는 것보다는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점검으로 범죄 자체를 예방하는데 집중해야 하며, 점검 책무를 시도교육감에게 부과하는 등 통일적인 점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